이도훈 “미국도 종전선언 관심 갖고 검토한 적 많아”
미국 대선 전 종전선언 가능성엔 말 아껴
우리 공무원 사살 관련 “미국과 공조 중점적 얘기할 것”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미국 측과) 당연히 종전선언도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과거 몇 번의 계기에 미국도 종전선언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검토한 적이 많다”면서 “무조건 ‘된다, 안 된다’고 말하기 전에 같이 한번 앉아서 얘기하면 공감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번에 (미국에) 온 취지가 모든 관련된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전선언도 얘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종전선언을 미국 대선 전에 추진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과) 얘기해보겠다”면서 “(미국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제75차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본부장은 또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우리 정부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이상 (미국과) 어떻게 공조할 수 있을지 중점적으로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 이전에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관련해 “현재로선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려있기 때문에 지켜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여부에 대해선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비건 부장관이 (북한에) 인도적 지원 용의를 밝힌 바 있다”면서 “우리가 북한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인도 지원 용의를 밝혔고,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북한의 반응은) 아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부터 30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미국에 머물면서 비건 부장관 등을 만나 한·미 간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에 대한 한·미 공조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본부장이 밝힌 대로 종전선언 문제도 중요한 이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오는 10월 10일 미국을 겨냥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측과 북한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본부장은 미국 국무부 인사들과 다음 달로 예정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 대한 사전조율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중순을 미국을 찾았던 이 본부장은 3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