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마지막 타석…추신수 기습번트 안타 후 교체

입력 2020-09-28 07:09 수정 2020-09-28 10:06
연합뉴스

‘추추트레인’ 추신수(38)가 2020년 미국프로야구(MLB) 마지막 타석을 기습번트 안타로 장식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이 경기는 추신수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졌다.

추신수는 한국시각 28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말 첫 타석에서 3루수 쪽으로 굴러가는 번트 안타를 쳤다. 휴스턴 수비 시프트의 허를 찔러 1루로 전력 질주한 추신수는 베이스를 밟은 뒤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곧이어 대주자 윌리 칼훈에게 1루를 양보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루그네드 오도르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추신수를 뜨겁게 끌어안았고, 추신수는 벤치에 있던 모든 선수와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올해는 물론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어쩌면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타석에서 추신수가 혼신의 노력으로 만든 번트 안타였다.

이날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텍사스 구단의 특별 승낙을 받은 부인 하원미씨와 두 아들, 딸 등 추신수의 가족은 관중석에서 가장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텍사스 구단은 경기 전 손 통증으로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있던 추신수를 로스터에 포함했다. 추신수는 지난 10일 주루 중 오른손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9일 날짜로 소급 적용돼 예정대로라면 19일쯤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통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전날까지도 부상자 명단에 있던 추신수는 팀당 60경기만 치르는 2020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야 다시 라인업에 돌아왔다. 올해 추신수와 7년 계약이 끝나는 텍사스 구단은 그를 최종전 선발 라인업에 기용해 베테랑을 예우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해 2008년부터 풀타임을 뛴 추신수는 13번째 시즌을 타율 0.236, 홈런 5개, 타점 15개로 마감했다. 추신수는 내년에도 계속 현역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으로 돌아가 KBO리그에서 뛰는 것도 좋지만, 빅리그에서 뛰는 게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다만 젊은 선수들로 리빌딩에 나선 텍사스가 추신수와 단기 계약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