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도시 전주에서 13년째 묵묵히 이어온 사진 잔치

입력 2020-09-27 17:04 수정 2020-09-28 08:23
제13회 전주국제사진제 포스터.

지방도시에서 13년째 묵묵히 이어온 사진 잔치가 열흘간의 사진여행을 갖고 있다. 제13회 전주국제사진제가 지난 25일 전북 전주시 서학동예술마을 일대에서 개막해 다음달 4일까지 열린다.

2008년 시작된 전주국제사진제는 기관이나 기업 주도가 아닌 민간단체인 ㈔현대사진문화연구소와 전주아트갤러리가 주최해 오고 있다. 한국 대표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천년도시 전주를 기반으로 진행돼 “지역문화의 특색과 함께하는 실험적 전시문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축제는 초창기 사진문화를 돌이켜보자는 의미로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주제로 내세웠다. 빈티지와 흑백사진이 주도한다. 14개국 작가 66명이 19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야외 전시를 늘려 무한의 공간에서 사진의 본래 의미를 확장했다고 전주국제사진제 운영위원회는 밝혔다.

메인 전시는 전주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한국의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가 (고) 최민식 작가의 작품을 새롭게 재구성한 초대전이다.

‘페스티벌 인 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스트리트 사진가들의 작품을 초대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계획되었던 미국 도시 윌슨 전시가 취소됨으로써 전주에서 첫 번째 발표가 된다. 대형 플래카드 작품으로 뉴샤 타바콜리안(이란) 등 20인의 작품이 거리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다.

전주로컬문화사진전은 오랜 시간 지역 풍경과 정서를 표현하고 대중과 교류해온 4인의 작가들이 지역문화의 지평을 넓혀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려 한다. 김정님, 오익균, 김재남, 김주희 작가는 오롯이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하여 그들만의 고유의 영역을 표현하면서도 계속해서 변화를 거듭하며 조형관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스페셜 전시’로는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오순화 작가의 개인전 ‘바라나시의 방직공’이 선보인다. 앞서 개막일엔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하는 아티스트의 밤 ‘별빛 스크리닝 여행’을 진행했다.

박승환(전주대 교수) 운영위원장은 “지역문화를 바탕으로 전주의 정체성을 살려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며 “골목과 공방, 상가들도 전시장으로 탈바꿈시켜 아기자기한 복합 사진예술 축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