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명→324명 폭증… ‘상온 노출’ 백신 접종자 왜 생겼나

입력 2020-09-27 16:39

‘상온 노출’로 논란이 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환자 수가 사흘째 늘어나 최소 324명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의료기관별 보유 수량과 정부 조달 공급 수량을 비교·확인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맞은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조사가 계속 진행될 예정이어서 수치는 변동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당초 질병청이 지난 22일 예방접종 중단을 공식 발표할 때는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접종받은 환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3일 뒤인 지난 25일 오후 105명이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맞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정정했다. 숫자는 계속 늘었다. 이날 밤에는 224명으로 늘었고, 다음날에는 324명으로 하루 새 100명이 더 확인됐다.

이는 예방접종 중단 사실이 급작스럽게 결정되면서 의료기관이 이 사실을 미처 파악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지난 21일 밤늦게 국가 조달 물량의 독감 백신 중 일부에 문제가 생겨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다는 사실을 예방접종등록시스템을 통해 알렸다. 문제가 된 백신 578만 도즈는 이미 전국 보건소 256곳과 의료기관 1만8101곳에 배송된 상황이었다.

일선 의료기관은 다음날 아침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실제 전남 목포 지역의 접종자 31명은 의료기관 2곳에서 22일 오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 접종받았다.

일부 사례는 의료기관의 부주의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의 한 의료기관은 정부 조달 물량과 유료 예방접종용으로 민간에서 공급받은 물량을 분리하지 않고 보관해 접종 대상자 594명 중 60여명이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접종받았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맞은 환자들은 부작용이 생길까 불안해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아직 부작용이 보고된 바는 없으며 접종자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지자체별로 접종일로부터 1주일간 전화나 문자로 집중 모니터링을 하도록 안내했다”며 “접종 현황 및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매일 전화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