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연평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뒤 북한 강령반도에서 북한군의 총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 공무원 이모씨(47)에 대한 해양경찰의 실종 전 행적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소연평도에서 해양수산부 산하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에 대한 2차 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날 정오쯤 무궁화10호는 출항지인 목포에 도착하고, 수사관 7명도 인천해경으로 돌아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해경은 이씨가 실종 직전 컴퓨터만 켜고 실제 작업은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뒤 과거에 탑승한 어업지도선 내 컴퓨터 등에서도 북한 관련 검색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선내에 설치된 CCTV 2대가 모두 고장 나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경은 지난 18일부터 고장 난 선내 CCTV 2대를 복원해 이씨가 직접 훼손했거나 누군가가 고의로 훼손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해경은 이씨가 실종 직전까지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내부를 지난 24일 1차 조사하는 과정에서는 그의 휴대전화나 유서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씨의 실종 전 행적에 대한 해경의 자체 조사로는 이씨의 자진 월북과 관련한 징후를 파악하는데 어렵다는 점이다.
해경은 군당국의 첩보 등을 근거로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그의 금융·보험 계좌와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지인 등 주변 인물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해양경찰청은 25일 총경급 간부와 수사관 등을 합동참모본부에 보내 지난 21일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씨 수사와 관련한 민감정보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군 당국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장 자료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검토 후 이달 28일까지는 자료 제공 여부를 해경에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이씨의 시신이나 소지품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지역으로 떠 내려오거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비해 연평도 인근 해상을 8개 구역으로 나눠 집중 수색을 하고 있다. 해경 항공기 1대와 해군 항공기 4대, 해경 경비함 12척, 해군 함정 16척, 어업지도선 8척을 동원해 이씨의 시신을 찾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