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한 도시 수돗물에서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됐다. 시는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CNN 등은 2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레이크잭슨시의 수돗물 검사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레이크잭슨시 당국은 지난 25일 ‘물 사용 금지’를 선포했고 텍사스주 정부 차원의 긴급 대응을 요청했다.
밥 시플 시장은 성명에서 “심각하고 중대한 사건이다. 오염된 식수로 생명과 건강, 재산에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시민 2만7000명에게 수돗물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지난 8일 레이크잭슨시에 사는 6세 소년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돼 입원했다. CBS에 따르면 당국은 감염원을 찾기 위해 총 11곳에서 수돗물 검사 샘플을 채취했다. 이 가운데 바닥 분수의 물 저장탱크, 소년의 집 물호스, 도심의 소화전 등 3곳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건 당국은 당초 레이크잭슨시를 포함한 8개 지역사회에 화장실 물을 내리는 것 외에 어떤 이유로도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발표된 26일 이후 레이크잭슨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경고를 해제했다.
당국은 성명에서 “시의 수도 시스템을 완전히 소독하고 샘플 검사에서 사용 안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용 금지 권고가 유지될 것”이라며 “안전한 수돗물 사용까지 얼마나 걸릴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시는 수돗물 사용이 재개될 때까지 시민들에게 무료로 생수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호수나 강 같은 따뜻한 담수지에서 수영, 다이빙을 할 때 오염된 물속의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코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이번 레이크잭슨시 사례와 같이 염소 처리가 완벽하지 않은 수영장 물이나 수돗물 등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체내에 유입되면 뇌세포를 파먹고 뇌를 붓게 하는 ‘아메바성 뇌염’을 일으킨다. 감염은 드물지만 치사율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다. 1962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에서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사람은 145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4명만 생존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