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 간부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 소식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단둥 주재 북한 무역 간부 소식통은 RFA에 “북쪽 서해바다 연평도 부근에서 바닷물에 떠돌던 한국 사람이 해군정의 총격으로 사살돼 불태워졌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알게 됐다”며 “중국 주재 무역 간부들은 끔찍한 만행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당시 표류 상황이 해군사령부를 거쳐 최고사령부로 직보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북한에서 최고사령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의미한다.
이 소식통은 “바다에서 발견된 민간인이 무장도 하지 않은 한국 사람임을 확인하고도 군부대 무력으로 사살하도록 명령한 것은 황해남도 주둔 군부대 지휘관의 개인 결단으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전연(전방)지대에서 벌어지는 긴급 상황은 해군사령부와 연결된 직통전화를 통해 최고사령부로 직보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바다에서 표류하는 한국 민간인을 인도적 차원으로 구원하지 못할망정 사살하도록 명령한 것도 모자라 기름을 들부어 불에 태우도록 지시한 당국의 만행은 히틀러 악당보다 더 잔인한 ‘야만 정부’라는 실체를 또다시 세상에 보여줬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민족인 한국인을 사살하고 불에 태운 만행에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 간부들은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사람 목숨을 파리 잡듯 하느냐’며 당국의 행위를 맹비난하고 있다”면서 “야만인이 통치하는 저런 나라 사람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창피하고 부끄럽다며 자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롄에서 활동하는 북한 간부 소식통 역시 “다롄 주재 무역 간부들도 황해남도 바다에서 군인들의 사격으로 참혹하게 사살된 한국 공무원에 대한 보도가 일파만파로 퍼져 모두 알게 됐다”면서 “코로나 전염병을 막는다면서 방역복을 입은 군인들이 한국인 시신을 불태웠다는 보도에 우리는 그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최고수뇌부는 국경지역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코로나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숱한 간부들을 짐승 잡듯 처벌하더니 이제는 죄 없는 한국 민간인을 사살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 잡이에 이골 난 최고수뇌부의 행태가 아니겠느냐”고 비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