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원 대 광주시금고를 맡기 위한 은행권의 유치경쟁이 본격화됐다. 쟁쟁한 향토·시중은행 4곳이 도전장을 내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는 시금고 신규 지정을 앞두고 유치 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현재 제1금고인 광주은행과 제2금고인 국민은행, NH농협은행, 하나은행 등 4곳이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0일 개최된 금고지정 설명회에는 8곳 참여했지만, 제안서는 4곳만 제출했다는 것이다. 시는 이에 따라 다음 달 6일 금고지정심의위 심의를 거쳐 금고를 지정하고 11월에 금고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금고지정과 평가는 광주시 금고지정 및 운영조례에서 정학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시민 이용 편리성, 금고 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 협력사업 등 5개 항목이 평가대상이다.
차기 금고 약정기간은 2021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4년간이다.
평가결과에서 1순위로 지정된 은행은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10개와 지역개발기금을 담당하는 1금고, 2순위는 특별회계 4개와 기금 17개를 담당하는 2금고가 된다.
행정부시장이 위원장인 금고지정심의위는 9명 이상 12명 이하로 구성된다. 광주시의회가 추천한 시의원 2명과 금고 업무 민간전문가, 광주시 공무원 등으로 구성하며 과반수를 외부인사로 위촉한다.
현재 시금고는 제1금고를 광주은행이, 제2금고를 국민은행이 2017년부터 맡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역밀착 경영 등을 내세워 노른자위인 제1금고 수성에 나섰다. 광주형 일자리를 전제로 한 완성차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260억 원을 출자해 일찌감치 3대 주주로 참여했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1969년부터 올해까지 50년 넘게 시금고를 독점한 데다 지난 2016년 9월 금고 재선정 과정에서 시의원에게 해외 출장비 명목으로 ‘돈 봉투’를 건넨 사건이 불거지는 등 과거 불법 로비사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13년부터 제2금고를 맡아온 국민은행은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이자수익 보장과 적극적 기부금 출연 등을 보장하겠다며 제1금고 지정에 도전 중이다.
NH농협은행, 하나은행도 ‘복수금고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쟁탈전에 가세했다.
이들은 고금리 보장과 협력사업, 소상공인 배려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 등을 강조하며 제1금고 또는 제2금고를 차지하겠다는 의욕을 다지고 있다.
올해 광주시 예산 규모는 일반회계 4조5673억 원, 특별회계 1조1451억 원, 기금 4283억 원 등 총 6조1407억 원 규모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광주시금고 유치경쟁이 어느 해보다 뜨겁다”며 “제1금고가 80%, 제2금고가 20% 정도의 시예산을 관리하게 되는 데 2강2약으로 평가되는 4파전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