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각 26일 연방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예정인 가운데 공화당은 11월 3일 대선 전 상원 인준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과 공화당이 10월 셋째 주에 새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은 대선에서 이긴 대통령이 새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공화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원 다수석을 이용해 속전속결식 인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청문회를 담당한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의원은 청문회를 3일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 이후 대법관 지명자 인사청문회는 지명 사실이 상원에 통보된 후 평균 43일 만에 열렸지만, 이번엔 이 기간이 20일도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CNN은 또 공화당이 청문회가 끝나면 10월 29일 이전에 인준 투표를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11월 3일 대선을 불과 1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투표를 강행하는 것이다. 공화당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대법관 후보 지명 이후 한 달여 만에 인준 절차를 완료하는 게 된다. 역대 대법관 인준 절차 완료에 걸린 시간은 평균 71일이었다.
CNN은 “대선이 있는 해에는 어떤 대법관 후보도 7월 이후 인준받은 전례가 없다”며 “이 일정대로 진행되면 현대사에서 가장 빠른 인준 절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발표할 새 대법관 지명자는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린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될 경우 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보수 절대우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