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인 줄 알고…비닐봉지 먹겠다고 싸우는 북극곰 형제

입력 2020-09-26 08:56
인스타그램 'wikstrom_photography'

검은색 비닐을 먹이인 줄 알고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북극곰 형제의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스웨덴 출신의 북극 탐험가이자 사진작가인 젠스 윅스트롬은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엔 검은색 비닐봉지를 입으로 물어뜯는 두 마리 북극곰의 모습이 담겼다. 둘은 서로 비닐봉지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듯 보인다.

윅스트롬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북부의 리프데프호르덴에 탐험을 갔다가 이 사진을 찍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함께 “이런 광경은 참혹하다”는 글을 남겼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하는 북극곰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슬프다’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북극 외딴 섬에선 호기심 많은 어린 곰, 북극여우, 그 외 여러 포식자가 플라스틱 물질을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이 쓰레기들은 스발바르 북동쪽 북극해에서 떠내려오거나 멕시코만류를 따라 유럽 쪽에서 흘러온다”고 설명했다.

Kevin Morgans Wildlife Photography

Kevin Morgans Wildlife Photography

북극곰이 비닐을 먹는 모습은 자주 포착된다. 지난 2018년에도 영국 출신의 사진가 케빈 모건이 이 지역에서 이같은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사진을 공개하며 “북극곰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긴 했지만 그들이 쓰레기와 함께 있는 모습은 씁쓸했다”고 전했다.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이 북극곰의 체내에 축적되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극곰은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만큼 오염물질이 체내에 축적될 위험 또한 높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