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분위기 평화? 文 “동포로서 응원” 金 “깊은 동포애”

입력 2020-09-25 16:42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상황을 현지지도 했다고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8일과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공무원 이모(47)씨에 대한 북한 통지문을 공개하면서 “최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에 친서를 주고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힌 이후 두 번째 브리핑에서다.

서훈 실장은 25일 2차 브리핑에서 “북측 통지문 공개 이후 남북 정상 간의 친서 교환 문제에 대한 국민 관심이 커짐에 따라 문 대통령은 최근 주고받은 친서도 모두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친서를 보면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김 위원장에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집중 호우, 태풍으로 인한 수해를 걱정하는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국무위원장께서 재난의 현장들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다”며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이다.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국무위원장님과 가족분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나흘 뒤인 12일 김 위원장은 화답의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에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드실지, 어떤 중압을 받고 계실지, 얼마나 이 시련을 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계실지, 누구보다 잘 알 것만 같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이어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 건강에 항상 특별한 주의를 돌리시기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다. 진심을 다해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