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하락 언제까지… “길면 2주 더, -20% 각오해야”

입력 2020-09-25 15:24

최근 가파른 미국 증시 조정이 20년 전 ‘닷컴버블’ 때와 닮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 증시 하락세는 1~2주 더 지속되며 고점 대비 최대 -20%까지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 문남중 조재운 연구원은 25일 주간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올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가져온 증시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패턴이었다면 9월 증시 조정은 2000년 닷컴 버블 패턴과 동일선상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코로나19발 충격으로 급락한 미국 증시는 이달까지 큰 폭의 가격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 기간이 지난 3월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5.3개월로 과거 닷컴버블 활황국면이 지속된 4.6개월(1999년 10월 19일~2000년 3월 10일)과 흡사하다는 게 문 연구원 등의 판단이다.

이들은 나스닥지수가 지난 2일 형성된 고점을 기준으로 지난 23일까지의 하락폭이 -11.8%인 점을 들어 이르면 1주, 길어지면 2주 동안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닷컴버블 시기 미 증시 하락폭은 -34.2%, 하락일수는 거래일 기준으로 25일이었다. 여기에 유동성 증가율까지 감안하면 미 증시는 다음 달 7일 이전까지 -15~-20% 사이 하락폭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문 연구원 등은 덧붙였다.
15% 하락 시 미국 3대 증시지수는 S&P500 3044포인트, 나스닥 10248포인트, 다우산업 24735포인트까지 내려간다.

문 연구원 등은 “미국 증시에 엄습한 불안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며 “올해 미국 증시가 유동성에만 의존해 상승을 해온 만큼 주가는 심리를 반영한다는 행동주의 경제학을 전적으로 반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올해 각국이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부양용 통화·재정정책을 펴면서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부추긴 만큼 향후 미 증시 흐름은 과거 발생한 위기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미 연방준비위원회는 저금리 기조를 강조하지만 통화정책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고 실물경제로의 자금유입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는 점은 향후 유동성 장세에 대한 투자자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문 연구원 등은 “결국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변수, 예를 들어 5차 경기부양책 합의, 연준 평균물가목표제 구체적 방안 제시 등이 등장해야 하지만 9월 내 실행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미국 증시의 하락 변동성을 키우는 여진이 지속되는 만큼 위험을 헷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