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북한이 사과만 하면 남북관계 좋아질 수도”

입력 2020-09-25 10:02 수정 2020-09-25 10:42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뒤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사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과감하게 사과하고 ‘우리도 잘못했다. 그러니까 이거는 우리 판단착오다’ 이렇게 된다고 하면 상황이 완전히 역전될 수 있는 소지도 있다. 남북 관계를 좋은 쪽으로 만들 수있는 소지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는데 북한의 사과 한번으로 오히려 남북 관계가 좋아질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5선 중진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설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설 의원은 “북쪽이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치는 사과를 해야 한다. 어느 세계에서 이런 사실에 대해서 규탄 안 할 데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조치가 다시 재가동되도록 하는 것이 남북평화를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하는 게 이번 사건에서 주는 일종의 교훈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남북) 핫라인이 통했으면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이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 예정대로 진행된 데 대해선 “전형적인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청와대를 감쌌다.

이어 “문 대통령 유엔 기조 연설은 코로나 때문에 녹화 중계했다. 15일 날 녹화돼서 18일 날 유엔으로 보냈다. 그리고 연설을 전면 취소하지 않는 한 수정은 못하는 것이다. 그냥 보냈으니까”라며 “그래서 수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고. 문 대통령이 도발을 알고 연설을 했다, 이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군의 대응에 대해선 “군이 약간 이 상황에 대해 안일한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면서도 “그러나 NLL(북방한계선) 밖에 있는 상황인데, 북쪽에서 일어나는 상황인데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게 NLL 북쪽이다. 우리 영역 밖에서 일어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 길이 없다”며 “그러면 같이 대응을 해서 소총사격을 하겠는가, 포를 쏘겠는가. 그럴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경고방송을 해서 우리 국민을 돌려보내라고 이렇게 할 수 있는데 그것도 바로 대북 첩보자산들이 드러나는 상황이 된다”며 “군으로서는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