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10% 넘게 폭락하며 전날 열린 ‘배터리 데이’ 행사의 충격파를 이어갔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10.34% 하락한 380.3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의 주가 폭락에는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투자자들이 느낀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 등을 설명하는 ‘배터리 데이’ 행사를 열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머스크가 트윗을 통해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 생산에 최대 3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알리자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투자자를 농락했다” “기술 도약은 없었다” 등 혹평을 쏟아냈다.
또 테슬라 전기차에 연동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이날 접속 장애를 일으키며 온라인 고객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어제 행사를 ‘배터리 데이’라고 부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지만 중대한 기술적 돌파구를 원했던 투자자들에게는 감명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행사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냄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테슬라의 평균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3개 증권사는 테슬라 평균 목표가를 105달러 낮춘 305달러로 제시했다. CNN비즈니스는 32명의 애널리스트가 12개월 평균 목표가를 기존보다 19.27% 하락한 314.40달러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머스크가 언급한 3년 뒤에는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출시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투자업체 UBS는 “3년 후에는 폭스바겐 등 다른 업체들도 2만5000달러대 가격의 전기차를 내놓을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한 값싼 전기차라는 테슬라의 비전에 대해 “머스크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