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의 피격으로 사망한 공무원은 유서 등 월북 징후를 전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해양경찰서는 24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해양수산부 소속 499t급 어업지도선 A호에서 현장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A호는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모(47)씨가 지난 21일 실종되기 전까지 탔던 선박이다. 현재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돼 있다.
해경은 B씨가 평소 사용한 어업지도선 내 침실에서 그의 휴대전화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서 등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A호에서 이씨의 개인 수첩과 지갑 등은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또 A호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2대를 확인했으나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이씨의 실종 당시 동선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실종 당시 이씨의 신발이 선박에 남아 있었고 그가 평소 조류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씨가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한 점 등을 볼 때 자진해서 월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계속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연평도에 간 인천해경서 소속 수사관 3명은 연평파출소 소속 경찰관 등 2명과 함께 고속단정(RIB보트)을 타고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는 A호에 접근한 뒤 승선해 조사했다.
2012년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씨는 해수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로 일했다. 그는 어업지도선에서 일등 항해사로 근무하다가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 군과 정보 당국은 이씨가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지난 22일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