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색종이 보신 적 있나요…산촌 친환경 사업

입력 2020-09-24 16:45 수정 2020-09-24 16:47
나뭇잎 색종이로 만든 작품. 한국교육공예저작권협회 제공

나뭇잎으로 만든 색종이를 만들 수 있다. 떨어진 나뭇잎을 모은 뒤 이 나뭇잎이 마르지 않도록 처리한다. 이 과정은 전문용어로 무탄소 치환방법이라고 하는데 보존액에 담그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약 2년간 나뭇잎 고유의 색과 모양을 유지한다. 이 나뭇잎으로 각종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데 이걸 ‘나뭇잎 색종이’라고 한다. 이 나뭇잎 색종이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한규호 한국교육공예저작권협회 대표는 2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나뭇잎 색종이를 만드는 기업이 그동안 국내에는 없어서 필요한 분들은 수입하는 제품을 비싼 값에 썼다”며 “우리는 산촌에서 버려지는 나뭇잎을 수거해 색종이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공예저작권협회는 지난 6월 국내 기업으로 처음 나뭇잎 색종이를 상품화했다.
나뭇잎 색종이 가공하는 장면. 한국교육공예저작권협회 제공

고민의 시작은 산불이었다. 한 대표는 “협회 이사 한 분이 나뭇잎을 수거해서 활용하면 산불이 훨씬 덜 날 수 있다고 했고, 마침 화학을 전공한 그분이 나뭇잎 가공 방법을 조언해주었다”고 했다. 여러 과정을 거쳐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제품을 알릴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SK임업과 한국임업진흥원이 주최한 아이디어 공모전에 출품하게 됐다. 한국교육공예저작권협회는 사회적 가치와 실행계획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4개 업체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협회는 충북 충주 숲에서는 나뭇잎 색종이 사업을 중심으로 산촌 마을기업 활성화 사업을 시행할 기회를 얻었다.
한규호 한국교육공예저작권협회 대표. 본인 제공

나뭇잎 색종이는 여러 가지 순기능을 할 수 있다. 한 대표는 “건조한 시기 나뭇잎은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나뭇잎을 주워서 활용하면 대형 산불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가지치기를 하면 낙엽 자체가 줄어든다. 게다가 이 가지도 교구로 활용 가능하다.

가치를 치고 나뭇잎을 수거하는 데 마을 주민이 참여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공예 체험 상품이 개발되면 도시와 농촌의 교류도 활성화된다. 그는 “교구재를 지역아동센터, 방과후학교 등에서 활용하면 아이들이 자연에 대해 친밀감을 가질 수 있어 교육적 효과도 좋다”고 했다. 사업이 활성화되면 나뭇잎 마을과 같은 특성화 마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일본 쿠시마현 가미카스마을은 이렇게 특성화된 사례로 알려져 있다. 협회는 SK임업의 지원을 받아 연간 2000명 이상의 이용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심우용 SK임업 대표는 “산림형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성공적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임업, 한국임업진흥원, 산림형 사회적 기업 4곳이 23일 서울 강서구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산림을 이용한 사회적가치 창출 공모사업 ‘숲에서 Social Business를 SUPEX 하다’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SK임업 유희석 산림팀장, 이재득 사업기획실장, 사단법인 이음숲 김지혜 대표, 사단법인 한국교육공예협회 한규호 대표, 숲노리누리협동조합 이영미 대표, ㈜오감통통숲앤아이 이종현 대표, 한국임업진흥원 이승우 산림정책일자리 본부장, 전태욱 임업창업일자리 실장. SK임업 제공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