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배터리 美공장 불법취업 한국 노동자 13명 체포됐다 석방돼

입력 2020-09-24 16:17 수정 2020-09-24 16:58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공사 현장.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불법 취업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나는 일이 발생했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이 23일(현지시간) SKBA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 13명을 전격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HSI 조사에서 불법 취업 사실을 인정했으며, 이르면 25일 자진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HSI는 이날 오전 SKBA 공장 건설 현장 인근 조지아주 펜더그라스의 한 주택가를 급습해 한국인 불법 취업 노동자들을 연행했다. 이들은 비자면제 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미국에 입국한 후 SKBA 공장 건설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HSI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정식 취업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 ESTA로 입국해 공장 건설 노동자로 불법 취업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HSI는 SKBA 공장 건설 현장도 방문해 “불법 취업 근로자들이 당장 출국하지 않으면 추가 단속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BA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측은 한국인 근로자 체포 사태와 관련해 “SKBA는 공사 초기부터 건설 근로자 직접 고용 주체인 협력업체들에 미국 관련 법의 철저한 준수를 지속해 요청해 왔다”면서 “위반 협력업체들에는 계약 해지 등 엄중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은 “최근 코로나19로 일손이 부족해진 한국기업 협력사들이 한국에서 근로자들을 불법으로 파견받는 일이 빈번해 미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더그 콜린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SKBA 건설 현장에 한국인이 불법 취업했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달 19일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에 관련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엔 한국인 근로자 33명이 SKBA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ESTA로 입국하려다 애틀랜타 공항에서 추방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달 초에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협력업체 직원 등이 무더기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임세정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