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못 나가니 답답해요” 코로나 블루 호소에 ‘심리방역’ 나선 기업들

입력 2020-09-24 16:15
SK이노베이션의 사내 상담센터 '하모니아'에서 상담이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코로나19 유행이 반년 이상 지속하면서 이로 인한 우울감(코로나 블루)과 분노(코로나 레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 블루’ 질병분류코드 지정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기업들은 비대면 상담 등으로 심리 방역에 나섰다.

24일 인크루트와 알바콜 공동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성인은 54.7%였으나 이달에는 71.6%로 늘었다. 이들은 일상생활의 무기력, 재택근무·사회적 거리 두기 등 사회적 관계 결여에서 오는 우울함·고립감 등을 코로나블루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기업들은 온라인, 전화, 메신저 심리상담 등을 진행 중이다. 재택근무로 대면 접촉이 줄어든 데다가 사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불안감과 우울함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어서다.

LG디스플레이는 ‘마음사랑 상담소’에서 임직원과 임직원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온라인·전화 등을 통한 비대면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불안, 스트레스 등을 겪는 임직원과 가족들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도 이와 같은 상담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여의도 트윈타워와 국내 주요 사업장에 ‘마음그린’ 심리상담실을 운영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동이 어려운 해외 주재원과 장기간 재택근무자를 위한 화상·전화 심리 상담을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LG CNS는 대면으로 운영 중이던 심리상담소를 코로나19 확산 이후 메신저, 전화 등 비대면 방식으로 확대했다.

SK이노베이션도 사내 상담센터 ‘하모니아’를 통해 구성원들의 정서를 관리 중이다. 하모니아는 구성원들의 코로나블루 극복 의지를 북돋기 위해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가족과의 대화 후 가족 기분 기록지 작성, 감사일기 작성, 친구들과 온라인 파티, 산책 등 가벼운 실외활동 등을 인증하면 가족과 함께하는 쿠폰을 증정하는 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하모니아 상담 건수가 증가했다”며 “팀장 등 리더들에 구성원의 마음을 챙기는 방법에 관해 안내하는 등 구성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지난해 본사에서 처음 시행한 심리상담 지원을 전국 사업장으로 확대했다. 직무상 스트레스 등 업무와 관련한 내용 외에도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스트레스, 불안 등에 대해 상담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코로나 비대면 상담 지원을 위해 화상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