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난간 붙잡고 힘겨워한 정경심, 건강 묻자 ‘침묵’

입력 2020-09-24 15:52
오른쪽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 도중 건강 이상을 호소해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 연합뉴스

재판 중 쓰러졌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일주일 만에 다시 열린 재판에 힘겨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24일 정 교수의 업무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정 교수는 오후 1시40분쯤 서울 서초구 법원 종합청사에 도착했다. 평소에는 갈색 소형 SUV 차량을 직접 몰고 왔으나 이날은 검은색 중형 차량 뒷좌석에서 하차했다.

검은색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정 교수는 안대를 착용하지 않았고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다. 평소보다도 느린 걸음으로 이동했다. 법정으로 향하는 계단에서도 난간을 부여잡고 힘겨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건강 상태는 어떤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정 교수는 지난 17일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지켜보던 중 변호인을 통해 건강 이상을 알렸고 대기석에서 쉬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도 정 교수의 치료를 위한 퇴정을 허용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나가던 중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정 교수는 탈진 증세를 호소했으나 의식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지난 22일 재판부에 공판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건강상 이유로 당장은 재판에 참석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일을 변경해주면 치료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날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제출한 진단서 등 자료를 검토한 결과 정 교수가 현재 재판을 받지 못할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실시될 공판 절차와 공판기일을 고려할 때 변론준비를 위한 기일변경 필요성도 적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