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총살 공무원 관계기관 늑장 대응 왜!

입력 2020-09-24 14:11 수정 2020-09-24 22:26
인천해양경찰서는 23일 오후 9시22분 확인요구가 빗발치자 보도자료를 통해 해수부 공무원 실종사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해경은 지난 21일 낮 12시 51분쯤 소연평도 남방 1.2해리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근무중인 1항사 이모씨(48)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해상 수색 중이며 현재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시간은 이미 국방부가 북한당국에 의해 이씨가 사살된 것을 인지한 뒤였다.

군당국은 21일 실종이후 23일 오후 9시까지도 해경당국에 조차 민간인 사살 사실을 공유하지 않은 셈이다.

해경은 언론을 상대로 “당시 어업지도선 선미 우현에서 실종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슬리퍼)이 발견됐고 CCTV는 선미 좌현 방향으로 설치되어 자세한 행적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종자 이씨는 서해어업관리단에 2012년 입사해 올해 9월 14일부터 어업지도선 00호에 근무했으며, 현재 목포 소재 숙소에서 2~3명의 직원들과 함께 거주 중이었다는 사실을 밝혔으나 이미 이씨는 사살된 뒤였다.

해경 관계자는 “24일 오전 11시부터 어업지도선을 소연평도 부근 해상으로 오게 해 해상에서 수사관 4명이 실종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중점조사 사항은 어업지도선 직원 및 가족 등을 상대 실종자 신변사항, 실종자 개인 소지품 등 물적자료 확보, 선내 CCTV, 통신 등 행적관련 사항 등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에 관한 9.19 남북군사합의가 시행된 첫날인 1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안에서 고속정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합의로 덮개가 씌워진 포신이 눈에 띈다. 뉴시스

해경은 최초 서해어업관리단으로 공무원 이씨 실종사실을 안 것은 21일 낮 12시51분이었다. 관계기관인 옹진군이 이 사실을 접한 것은 22일 오전 11시20분 해경으로부터 ‘소연평도 해상 인근 실종자 관련 공문’을 접수한 뒤였다.


옹진군은 실종사실을 접한뒤 옹진군 어업지도선 갈매기호와 연평도 행정선을 투입해 수색을 지원한 것이 전부다.

꽃게잡이 어선들도 옹진군 행정선의 방송을 통해 “물에 떠 있는 것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10여척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국방부의 공식 발표전에는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관계기관조차 우리 국민이 북한에서 총살된 것을 총살 이후에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관리단은 “(공무원)이씨가 월북한 것이 아니다”는 점을 해명하는데 상당 시간을 허비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