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의 ‘2강’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도 ‘현대가 더비’를 펼친다. 두 팀은 올 시즌 ‘더블’을 달성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됐다.
울산은 2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FA컵 준결승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연장 접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대 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될 정도로 치열하게 펼쳐졌다.
전반 12분 김태환의 자책골로 경기를 어렵게 시작한 울산은 후반 8분 김인성이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쳐낸 볼을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치열하기로 소문난 ‘동해안 더비’ 답게 수 차례 포항의 골문을 두드리고도 강현무 골키퍼의 연이은 선방에 막혀 소득이 없었다.
승부차기의 주인공은 양 팀 골키퍼들이었다. 조현우가 포항의 첫 번째 키커 일류첸코의 슛을 막아내자 강현무는 울산의 세 번째 키커 김인성의 슛을 방어했다. 다섯 번째 키커 주니오와 팔로세비치는 공을 허공으로 날려 보냈고, 이어진 정승현-강현무의 슛을 양 팀 골키퍼가 또 다시 막아냈다. 피말리는 접전 끝에 웃은 건 울산이었다. 울산의 여덟 번째 키커 홍철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가운데 포항 송민규의 슛을 조현우가 막아냈다.
30분 먼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 전북과 성남 FC의 대회 준결승전에선 전북이 전반 10분 만에 터진 구스타보의 결승골을 잘 지켜 1대 0 승리를 거뒀다.
구스타보는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바로우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내준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절묘하게 마무리했다. 리드를 잡은 전북은 중원에서의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성남의 추격 기회를 빼앗았다. 후반 13분엔 손준호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 맞고 나온 걸 구스타보가 골로 연결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추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성남이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해 결국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울산은 2017년 이후 3년 만의 우승이자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3번의 우승 경력이 있는 전북이 울산을 누른다면 15년 만에 FA컵 트로피를 들게 된다. 앙 팀의 결승전은 11월 4일(문수축구경기장)과 7일(전주월드컵경기장)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펼쳐진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