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BL 컵대회는 토종 에이스들의 활약상에 따라 경기 승패가 갈리고 있다. 예선 중반을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기량이 지난 시즌보다 한층 올라간 모습이어서 2020~2021 정규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의 예선 중간 성적으로 국내 선수와 외국 선수의 게임 공헌도를 비교해본 결과, 23일까지 국내 선수의 득점은 평균 55.6점(상무 제외)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4.4점 상승했다. 리바운드에서도 평균 23.8개를 기록해 지난 시즌 대비 2.2개 상승했다. 외국 선수는 평균 28.6득점 14.1리바운드를 기록해 지난 시즌과 엇비슷한 성적을 냈다.
사실 KBL에서 국내 선수의 공헌도는 계속 높아졌다. 2019~2020시즌 국내 선수의 득점 비율은 65.34%, 리바운드 비율은 60.94%를 기록하해 그 전 시즌 대비 각각 9.04%, 3.03% 상승했다. KBL에선 각 경기당 코트에서 뛰는 선수 5명 중 1명만 외국인 선수로 고정돼 있는데, 외국 선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비판을 점점 극복하는 모양새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선수로는 고양 오리온의 4강을 이끈 이대성의 활약이 빛났다. 이대성은 지난 22일 부산 KT를 상대로 24득점 8어시스트를 쏟아낸 바 있다. 이번 두 경기에서 평균 17.5점을 기록해 KBL 컵대회 기준 국내 선수 공동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대성은 “어릴 때처럼 제 입장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방향대로 맞추겠다”며 자세를 낮춘 바 있다.
안양 KGC의 이재도도 지난 22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18득점을 쏟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해당 경기에서 KGC 신입 외국 선수 얼 클락이 16득점, 라타비우스 윌리엄스가 13득점을 기록한 것보다 앞선 모습이다.
리바운드에서도 토종 빅맨들의 활약에 주목된다. 오리온의 이승현은 2경기 평균 11개를, 현대모비스의 장재석은 10개를 기록하며 각각 KBL 컵대회 리바운드 6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MVP를 받았던 허훈의 부진으로 부산 KT가 예선에서 탈락하는 모습도 국내 선수의 기량 발휘에 따라 팀의 승패가 갈리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허훈은 지난 23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36%의 슛 성공률을 보이며 10득점에 그쳤다.
물론 이번 시즌 신입 외국 선수가 많다는 점에서 적응 여부에 따라 외국 선수의 공헌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각 구단의 감독들은 한 목소리로 “아직 외국 선수들이 국내에 입국하고 같이 훈련한 기간이 짧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한 경기에서 33득점 폭발력을 보여준 귀화 선수 라건아를 포함해 이번 KBL 컵대회 득점 순위 1~7위는 모두 외국 선수가 차지했다. 아직 외국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현실이다.
군산=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