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온노출에 박능후 “과도한 걱정” 野 “전량 폐기”

입력 2020-09-23 17:50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신성약품의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와 관련해 “실태를 파악해 보면 조금 우리가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신성약품 김진문 대표를 복지위 국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박 장관은 23일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쓰고 있는 독감 백신은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상온 노출과 관련해 섭씨 25도에서는 2주간, 38도 이상에서는 하루 정도가 안전한 기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이) 실제 냉동차를 벗어나서 운반된 시간은 1시간 이내, 좀 더 현실적인 과정은 10분 내인 것 같다. WHO에서 말하는 상온 노출에 비해 너무 짧지만 식약처에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백신들을 샘플링해서 안전성을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국민이 독감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 우려를 하게 되고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자세한 조사를 통해서 어느 정도 위험에 노출됐는지, 얼마만큼 대책을 강구해야 되는지는 조만간 식약처 조사를 통해서 드러날 것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서 현재 드러난 문제점들이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적절한 대처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위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백신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국민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 의원은 “신성약품이 유통한 독감 백신 500만 도즈를 검사하여 설령 이상이 없는 백신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국민이 해당 백신을 맞고 싶겠냐”며 “해당 물량은 전량 폐기하고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고 백신을 다시 생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올해 독감 백신 1259만 도즈(1회 접종분) 공급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은 백신을 전국에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온 노출로 일단 사용이 중지된 물량은 500만 도즈다. 정부는 품질을 재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이상이 없다는 판단이 나오면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