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롤드컵, 재혁이 형처럼 결승 무대 밟겠다”

입력 2020-09-23 17:29 수정 2020-09-24 14:36

젠지 ‘라이프’ 김정민이 생애 첫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젠지는 오는 25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0 롤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8일 출국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현지 숙소에서 자가 격리 중인 김정민은 23일 국민일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처음으로 롤드컵 무대를 밟는 그는 반드시 대회 결승 무대를 밟겠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김정민과의 일문일답.

-자가 격리 생활 중 불편한 점은 없나.
“원래 대학생들의 ‘자취에 대한 로망’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 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간다. 밖에 나가질 못해 답답한 점도 있지만, 자유롭고 편안하단 느낌을 받는다. 긴 휴가를 보냈을 때도 이렇게 편안했던 적이 없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다행히 숙소에 사이클이랑 덤벨이 있더라. 개인적으로 아침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젠지는 선수에게 퍼스널 트레이닝(PT)을 지원해준다. 앞서 출국 전 담당 PT 선생님이 자가 격리 기간에 할 운동 루틴을 짜주셨다. 그 루틴에 따라 운동하고 있다.”

-그밖에 불편한 점은 없나.
“자가 격리가 저와 잘 맞는지 요즘 컨디션이 좋다. 게임도 잘 풀린다. 해외 팀들과 스크림을 하면서 신선하단 느낌을 받았다. 요즘 게임이 너무 재미있다. 아마추어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피곤해도, 신체 컨디션이 나빠져도 게임이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게임만 하고 있다.”

-LCK 팀과 해외 팀 간 경기 스타일 차이가 있나.
“해외 선수들과 게임을 하면 그냥 재미있다. 눈이 마주치면 싸워주고, 한 곳에서 싸움이 나면 그곳으로 전부 모인다. 그러다 보니 한타가 계속 열린다. 솔로 랭크도 중국 서버만 한다. 중국 서버에는 특정 챔피언 장인이 많아서 재미있다. 요즘엔 롤드컵 때문에 모인 유럽이나 북미 프로게이머들도 많다.”

-선수들은 대체로 중국 서버를 기피하고 한국 서버를 선호하는데.
“저도 그렇게 듣긴 했다. 그런데 중국 서버 장인들이 센스가 좋다. 함께 플레이하면 재미도 있고 배울 점도 많다. 최근에 만났던 장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피들스틱 정글을 하는 유저였다. 10판 넘게 만났는데 항상 캐리 하더라. 반면 탑 워윅 장인과 듀오 큐를 돌리는 미드 케인 장인은 좀 만나기가 꺼려진다. 중국 서버 유저들은 항상 뭔가를 시도한다. 재미있다.”

-조 추첨식 결과는 어떻게 봤나.
“사실 처음엔 괜찮은 조에 편성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러 해외 팀과 스크림을 해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경기 템포가 아주 빠르더라. 결코 ‘좋은 조’에 편성된 게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개인적으론 프나틱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첫 번째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 그리고 목표는.
“처음 젠지란 팀에 입단했을 때 재혁이 형이 참 멋있어 보이더라. 재혁이 형이 데뷔 첫 시즌에 롤드컵 준우승을 했다. 이듬해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않았나. 올해가 제 데뷔 시즌은 아니지만, 이제서야 첫 롤드컵을 치른다. 저도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싶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컨디션 관리에 힘쓰고 연습도 많이 하겠다.”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영달 감독대행님께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원래 팀에선 제가 안전한 플레이를 하길 원했다. 주 감독대행님께서 저를 믿어주시고,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해라. 어차피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씀해주신 덕분에 롤드컵까지 오게 됐다.
시즌 초기엔 무언가를 시도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실수를 저지르면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주 감독대행님께서 ‘기죽지 마라, 실수해도 된다’고 북돋아 주신 덕분에 지금은 많이 뻔뻔해졌다. 게임 외적으로도 많은 걸 알려주셨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