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묵은 ‘새만금 해수유통’ 논란 다시 후끈 … 큰 변화오나

입력 2020-09-23 15:56 수정 2020-09-23 16:05
전북수산인발전연합회 회원들이 22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 유통으로 새만금을 살리고 수산업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수산인발전연합회 제공.

29년째 갈등을 빚어온 새만금개발지구의 해수 유통 방안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물론 새만금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과 어민들이 해수유통을 촉구하고 나선 데다 환경부의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 개선 종합대책’ 평가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해 향후 수질대책에 큰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군산)·이원택(김제·부안) 의원은 지난 21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해수 유통 외에 근본적 대안이 없다”며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전북지역 수산인들도 22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방조제로 갯벌이 사라지고 어업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며 “해수 유통으로 새만금을 다시 바다로 돌려놓고, 수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환경·시민단체들은 “물을 담아두면 썩어서 새만금 지구의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줄기차게 해수유통을 주장해 왔다.

국회의원들의 입장 발표는 갑작스러운 것이었으나 올해 끝나는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 개선 종합대책’ 평가 용역 결과 발표를 앞두고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환경부가 의뢰한 종합평가 용역의 결론은 ‘담수화로는 목표 수질 달성이 어렵다’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관은 최근 훈풍이 불기 시작한 각종 새만금 관련 사업이 자칫 해수 유통 논란으로 또다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1년과 2003년 해수 유통을 주장하며 새만금방조제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의 소송에 따른 법원의 명령에 따라 두 차례나 방조제 공사가 중단된바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달 중 수질개선 종합대책에 대한 평가 용역이 마무리 되고 환경부가 후속조치를 위한 별도 용역에도 착수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새만금호(湖)는 새만금 상류인 만경강·동진강에서 내려온 물을 가둔 담수호로 여의도의 140배에 이른다. 평균 수심은 5.5m, 담수량은 5억 3500만t으로 설계됐다.

방조제가 완공된 뒤 일부의 수량만 신시·가력 배수갑문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다 보니 물의 체류 시간이 길어져 담수호 수질이 4∼5등급으로 나빠지고 내부 생태계도 망가지고 있다. 정부와 전북도가 2001년부터 4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나 목표 수질(3∼4등급)을 달성하지 못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