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기 4골 손흥민, 1주일에 ‘4경기’ 치르나?

입력 2020-09-23 14:45 수정 2020-09-23 14:49
일주일에 4경기? AFP연합뉴스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기세로 재확산 되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한 축구계도 신음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팀 내부에 코로나19 감염 선수가 새로 발생하진 않았지만, 예정됐던 경기가 취소되면서 손흥민(28)도 일주일에 최대 4경기나 예상되는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3일(한국시간) 오전 열릴 예정이던 토트넘과 레이턴 오리엔트(4부리그)의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 경기는 레이턴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경기를 치를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전격 취소됐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 단체로 진단 검사를 받았는데, 여기서 총 10명 이상의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내엔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만 40만3551명, 사망자는 4만1825명에 달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2일 펍과 식당 영업시간 제한, 마스크 착용 확대, 결혼식 및 장례식 참석 인원 제한 등 새 조치를 발표하면서 “당신의 기침이 다른 사람에게는 죽음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공식 연설을 통해 경고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축구계도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레이턴 선수들 뿐 아니라 같은날 헐시티(3부리그)와의 리그컵 경기를 앞두고 EPL 웨스트햄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견됐다. 과거 에버턴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도하기도 했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 조셉 컬렌, 이사 디오프 등 선수 2명이 동시에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웨스트햄은 경기를 강행해 헐시티를 5대 1로 눌렀지만, 이날 경기는 앨런 어바인 코치가 대신 지휘해야 했다.

토트넘에서도 시즌 개막 직전 휴가에서 돌아온 선수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었던 걸로 알려졌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새로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더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는 레이턴과의 경기 취소로 꼬인 일정이다. 해당 경기는 토트넘의 몰수승 가능성보단 연기돼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토트넘이 몰수승한다면 하위리그 팀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는 악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나이절 트래비스 레이턴 구단주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진단을 받는 올바른 일을 한 결과가 몰수패라면 앞으로 축구계는 물론이고 영국 전체에까지 더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손흥민도 ‘지옥 일정’을 겪어내야 한다. 토트넘은 24일 스켄디야(마케도니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 3차전을 원정으로 치러야 한다. 그리고 이틀 뒤인 26일 뉴캐슬과의 EPL 홈 경기를 갖는다. 그 다음 경기는 이달 29~30일 중으로 잡혀있는 리그컵 4라운드다.

4라운드 경기를 위해선 무조건 3라운드 레이턴전이 다시 열려야 하기에 토트넘은 2~3일 간격을 두고 있는 현재 일정 사이에 한 경기를 더 치러내야 할 수도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리그컵엔 2군을 출전시킬 가능성도 있지만, 11명 모두 2군 선수일 순 없다. 게다가 승리를 위해선 전·후반 일부에 손흥민 등 주력 선수들을 투입할 가능성도 많다. 최근 ‘4골’을 몰아친 손흥민이 빡빡한 4경기 일정을 완벽히 소화해낼 수 있을까. 단 일주일 후 나올 4경기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