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수렁에 빠졌던 정현(149위·제네시스 후원)이 프랑스오픈 예선에서 올해 첫 승을 거두며 본선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정현은 2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유로) 예선 첫날 남자 단식 예선 1회전에서 바티스트 크리파트(345위·프랑스)를 2대 0(7-6<9-7> 6-4)으로 눌렀다.
정현은 올해 끝없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중단되기 전 한 차례, 재개된 뒤 3차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챌린저 대회에 나선 정현은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랭킹도 크게 곤두박질 쳤다. 정현은 지난 2018년 호주오픈에서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 알렉산더 즈베레프(7위·독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등 상위 랭커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르며 19위까지 랭킹을 올렸지만, 경쟁자들이 최고 자리를 지키는 동안 부상에 시달리고 부진에 빠지며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번 경기 승리는 부진을 끊을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정현은 대회 주최 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해 솔직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몇 년간 부상이 많아 그동안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며 “올해 첫 승을 거두며 2회전에 올라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정현은 예선 2회전에서 렌조 올리보(208위·아르헨티나)를 만난다. 정현은 올리보와 2017년 호주오픈 본선 1회전에서 만나 3대 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다만 올리보는 지난해 챌린저급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어 정현의 코트 적응도가 승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브 집중도도 관건이다. 이날 경기에서 정현은 2세트에서만 더블 폴트 7개를 기록하는 등 총 11차례 더블 폴트를 기록해 하위 랭커를 상대로 고전했다. 이 경기 뿐 아니라 올해 열린 경기들에서도 정현은 더블폴트로 허무하게 세트를 내주는 일이 잦았다.
정현은 “일단 코트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 중이고, 클레이코트 적응 등 경기 감각도 끌어올려야 한다”며 “다음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현과 올리보의 예선 2회전은 23일 밤 9시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정현이 승리할 경우 3회전에선 루카시 로솔(175위·체코)-마이클 모(177위·미국)전 승자와 만난다. 3회전까지 승리를 거둬야 27일 개막하는 본선행이 확정된다. 정현은 2017년 프랑스오픈에 출전해 본선 3회전까지 진출한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