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보낼 수 있을까…이산가족 영상편지 2만여편, 16년째 그대로

입력 2020-09-23 11:37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통일부가 북한의 이산가족에게 보내기 위해 촬영해놓은 영상 편지 2만3000여편이 16년째 전달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제작된 이산가족 영상 편지는 2만3072편에 달했다. 2017년 1500편, 2018년 1502편, 2019년 1010편이 각각 제작되는 등 매해 꾸준히 만들어졌다. 올해 9월 말 기준 1000편이 새로 촬영됐다.

하지만 북한에 실제 전달된 건 2008년 시범사업으로 25편에 불과했다. 이후 ‘남북 이산가족 디지털박물관’ 등 웹사이트에 올라간 1568편을 제외한 2만1479편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통일부가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재개 시 북한에 전달하기 위해 사들인 TV·영상단말기·조명설비 등 이산가족 화상 상봉 장비 4억8000만원어치 장비도 북한에 전달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 있다. 서울·광주·부산 등에 설치된 화상 상봉장 13곳도 2007년 이후 한 번도 활용되지 않았지만, 개보수 비용으로만 총 23억원이 쓰였다.

김 의원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생존자 5만478명 중 70세 이상의 고령자는 4만3252명(85.7%)에 달한다”며 “통일부가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UN 제재 면제를 확보한 만큼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이나 영상 편지 교환 등 실질적인 상봉 노력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