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된 백신, 부작용보다 ‘물백신’ 우려”

입력 2020-09-23 09:55 수정 2020-09-23 10:31
22일 오후 경기 김포시 고촌읍에 위치한 신성약품 본사에 의약품 운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지난 21일 정부는 신성약품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 과정에서 냉장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연합

냉장 보관해야 할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일부가 상온에 노출돼 22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독감 백신 무료 예방접종이 잠정 중단됐다.

정부가 해당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 등 품질 검증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상온 노출로 인한 부작용보다는 ‘물백신’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소 높은 온도에서 백신을 보관할 경우 백신의 주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 함량이 낮아지면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신에는 온도에 대단히 민감한 부가물질이 들어 있다”며 “운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이 됐다면 백신의 유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면 백신을 맞는 게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빨리 파악해 이 백신을 폐기할 건지, 맞힐 건지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효 문제와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보고된 바는 없지만 중요한 건 백신을 맞는 목적은 우리가 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약효가 없는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이 병원에 도달하고, 병원에서 백신을 정리하는 데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며 “그 시간에 노출됐다면 일정 부분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종이박스 포장에 대해선 “병원에 확인을 해보니 기본적으로 대부분 아이스박스나 규격박스에 온다고 한다”며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백신이 바로 냉장고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 운송 시간도 있고, 중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냉장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박스로 이송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블 팬데믹에 대한 우려에는 “올 초에도 있었고 다른 나라에도 일부 있었다”며 “보통 바이러스 두 개가 들어오면 조금 병은 더 중해질 수 있다. 하지만 타미플루라는 약이 있기 때문에 독감은 치료할 수 있고 또 코로나19와 같이 겹쳐서 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염려하지는 않는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