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어떤 언론은 정당 같아…스스로 성찰 필요”

입력 2020-09-22 21:14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언론의 신뢰 위기에 대해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정파성에도 큰 원인이 있다. 어떤 언론은 정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지령 2000호를 맞은 기자협회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언론이 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에 대한 언론 스스로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종 경쟁에 매몰되어 충분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받아쓰기 보도 행태도 언론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있다. 언론 스스로가 ‘오로지 진실’의 자세를 가질 때 언론은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신뢰의 위기’를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판의 자유가 만개한 시대에 거꾸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신장된 자유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까지 함께 성찰해준다면 더 크고 넓을 뿐 아니라 더 신뢰받는 언론자유의 시대를 열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등 언론과의 접촉을 늘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쌍방향 소통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며 “코로나 상황을 봐가면서 국민과의 소통이나 언론과의 접촉면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과학기자협회가 함께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한 것이 뜻깊다”며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국민들이 지치면서 다시 거짓 정보들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는 언론의 지속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3년 4개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지금 이 순간”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지금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가장 힘들지만,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처지에서는 매 순간이 어렵다고 느끼고 있다”고 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는 대북 관계 완화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 남북과 북미대화가 중단되어 매우 안타깝다. 평화는 단지 무력충돌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며 협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