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3법 이어 당색도 파열음…김종인 리더십 ‘빨간불’?

입력 2020-09-22 17:33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최근 잇따라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당내 일부 반발에도 이른바 ‘공정경제 3법’을 지지한 데 이어 당의 상징색 결정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과 의원들 간 이견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4·15 총선 패배를 잊지 말라”며 내부 결속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소통 없이 일방 통행을 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22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인식해달라. 여러 의원이 비대위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 본다”며 “나는 개인적·정치적 목적을 추구할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공정경제 3법 찬성 의사를 밝힌 후 당 안팎에서 자신을 향해 쏟아진 불만과 비판을 정면대응한 것이다.

또 당내 의원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의원들의 생각을 충분히 반영한다는 전제로 비대위가 활동 중”이라며 “최소한 내년 서울 보궐선거 때까지 만이라도 당이 일치단결해 조화로운 정당으로 국민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총 도중 기자들의 질의에는 “내가 일일이 의원들 한분 한분 찾아다녀야 소통이 되는 건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에도 중진 의원들과 김 위원장과의 갈등은 봉합되지 못한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당 상징색을 두고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총선 패배 후 변화와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3색 혼용안을 주장한 데 반해 당내 다수 중진 의원들은 기존 해피핑크색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

공정경제 3법을 놓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재계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아온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공정 3법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인식해 얘기하는 것인지 일반적으로 밖에서 듣는 얘기를 반영하는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며 당내 반발 여론을 비판했다.

전날 열린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반대한 최경환 이한구 전 의원이 지금 어떻게 됐느냐”는 취지로 비대위원들을 상대로 15분가량 길게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이날 야당 몫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겠다는 기존 당론과는 상반된 의사를 밝히며 공정경제 3법과는 또 다른 리더십 논란을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색 변경이나 공정경제 3법 관련해서 의원들에게 제대로 된 의견도 묻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변경될 때는 의원들이 한 번 참았는데 또다시 그런 과정이 반복되니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당 내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 셀프 공천 논란에 휩싸이자 당무를 거부하고 칩거에 들어간 일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김 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읍소한 끝에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 공천을 유지하며 총선도 진두지휘할 수 있었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