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중국인 마약 밀매상이 6개월 동안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서 탈출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필로폰 밀반입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중국인 남성 차이창판(37)이 자카르타 외곽의 1급 교도소에서 탈옥했다고 전했다.
유스리 유누스 자카르타 경찰 대변인은 차이가 공사 중인 교도소 주방에서 드라이버 등을 구해 자신의 감방 바닥에 구멍을 냈고, 이를 하수관까지 연결해 바깥으로 탈출한 것 같다고 발표했다.
리카 압리안티 인도네시아 교도소 총국 대변인은 “차이는 교도관 교체 시간에 맞춰 도주했다”며 이번 탈옥이 매우 계획적인 것이었다고 밝혔다.
탈옥한 차이와 같은 감방에 갇혔던 재소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이가 6개월 동안 감방 바닥에 구멍을 파고, 같이 탈옥할 것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CNN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2시30분쯤 교도소 외곽 CCTV에 차이가 하수관에서 나와 어딘가로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탈옥 사실이 보고되자 교정 당국과 인도네시아 경찰은 곧장 수사팀을 꾸렸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일주일이 넘게 흘렀지만 수사에 진전이 없어 수사팀은 최근 공개수사 전환을 결정했다.
현지 언론은 차이가 2017년 필로폰 135㎏을 밀매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이 선고되며, 마약 유통 적발시 사형에 처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한편 차이는 앞서 2017년에도 자카르타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서 화장실 벽에 구멍을 뚫는 방법으로 탈옥했던 전력이 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