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폭락 사태에 발목 잡힌 한화그룹 주가

입력 2020-09-22 16:43

미국의 수소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이어 창업자가 사임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니콜라 주가 폭락 영향은 국내로도 퍼지기 시작해 한화솔루션 등 한화그룹의 주가를 줄줄이 하락하게 만들었다.

22일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전일보다 1100원(2.79%) 떨어진 3만8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7.4%나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21일 증시에서 1.68% 하락한 한화의 주가도 이날 증시에서는 4.56% 내린 2만5100원에 마감됐다.

최근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에도 여파가 퍼지고 있다. 니콜라 사기 논란이 불거진 지난 10일 이후 이날까지 한화는 16.75%, 한화솔루션은 22.23% 각각 떨어졌다.

‘니콜라 신화’에 기대를 걸고 한화 그룹에 관심을 뒀던 국내 투자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말 총 1억달러(약 1200억원)를 니콜라에 투자해 미국 법인 '그린니콜라홀딩스'를 설립하고, 니콜라 지분 2213만주를 사들였다.

한 때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가치는가 20억 달러를 넘기면서 투자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기준 한화솔루션의 니콜라 보유 지분가치는 6억1000만 달러로 고점에 비해 3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개인과 일부 기관 투자자를 합한 국내 투자자가 니콜라 주식을 매수해 보유한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 1억5066만달러(약 1800억원)로 나타났다. 니콜라의 주가가 이날 19.33% 폭락하면서 보유 주식가치는 하루 만에 약 339억원이 증발했다.

다만 일부에선 니콜라 사태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 해도 2023~2024년 이후 니콜라에서 나오는 매출 기대감이 사라지는 것일 뿐이다”며 “현재 니콜라 시총이 추가적으로 50% 하락한다 하더라도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가치는 (여전히)1억6000만 달러다”고 분석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