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순위’ 김지원 “롤모델은 이다영 선수입니다”

입력 2020-09-22 16:32 수정 2020-09-22 17:07
1라운드 1순위 지명된 제천여고 김지원(가운데)의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흥국생명 이다영 선수가 롤모델이에요. 겸손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당당히 1라운드 1순위 지명의 영광을 안은 선수는 제천여고의 세터 김지원이었다. 김지원은 이날 4%에 불과한 지명 확률을 뚫고 첫 지명의 행운을 거머쥔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에 의해 전국 15개교 39명의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김지원은 지명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름이 불렸을 때 머리가 하얘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했다”면서도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1순위로 뽑히게 돼서 정말 기분 좋다. 오늘은 나에게 최고의 날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원은 세트 플레이에 능하며 센터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세터로 알려져 있다. 어린 나이지만 힘 있는 백토스도 할 수 있는 선수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김지원은 “강점은 서브다. 프로 무대에 데뷔하면 그 강점을 살려서 잘하고 싶다”며 “세터 플레이는 아직 부족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해서 장점을 찾아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1라운드 1순위 지명된 김지원의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차상현 감독은 “운이 좋았다. 김지원을 계속 지켜봤는데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공격수도 있었지만 우리 팀에는 날개 자원이 많아서 세터와 센터에 비중을 많이 뒀다. 운이 좋게도 앞 순번이 나오면서 선택하게 됐다”고 김지원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지원은 토스 위치와 레프트 속공을 잡고 스피디하게 던지는 볼이 굉장히 좋다”며 “보는 것과 직접 시켜보는 건 차이가 있기에 2~3라운드까지는 팀에 적응시키고 3라운드 이후 혹은 시즌 후반에 투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향후 김지원 활용 방안을 밝혔다.

김지원은 이날 전체 1순위 지명으로 세터로선 염혜선(당시 현대건설) 한수진(GS칼텍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록을 썼다, 또한 제천여고가 전체 1순위 선수를 배출한 건 역대 최초다.

세터로서 김지원이 롤모델로 삼는 선수는 다름 아닌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흥국생명)이었다. 김지원은 “경기하는 걸 보면 자신감이 항상 넘치고 딱 봤을 때 멋지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선수라 닮고싶다”며 “사람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모습보다 좀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항상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화상으로 김지원을 지명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편 이날 드래프트에선 총 13명의 선수만 6개 구단에 지명됐다. 각 구단들은 선수 지명을 패스해 선수들의 취업률이 역대 최저인 33.33%에 그쳤다. 기존에 취업률이 가장 저조했던 2017-2018시즌에도 40%의 선수가 지명됐던 걸 생각하면 올해 신인들은 다소 불운했다 할 수 있다.

차상현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가) 좀 많이 아쉽다. 수련 선수로라도 선발하고자 노력했지만 우리 팀은 엔트리가 찬 상황이었고, 나만의 생각 뿐 아니라 구단 생각도 있기에 쉽지 않았다”며 “많이 아쉽고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심경”이라고 드래프트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