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절정’ 여배 책임질 신인 13인, 프로 문 열었다

입력 2020-09-22 15:12 수정 2020-09-23 10:07
1라운드 1순위 지명된 제천여고 세터 김지원. 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연경(흥국생명)의 복귀와 GS칼텍스의 한국배구연맹(KOVO)컵 우승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인기 절정’의 여자 프로배구가 새 시즌 프로에 데뷔할 신인 선수 13명의 선발을 마쳤다. 예년보다 선발된 선수 숫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제천여고의 세터 김지원이 1라운드 1순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KOVO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신인 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이번 드래프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각 팀 감독들은 구단에서 팀의 미래를 이끌 선수를 선택하기 위해 고심했고, 드래프트를 신청한 전국 15개교 39명의 선수들은 각각 자교에 모여 프로선수로서 자신의 미래가 결정되는 과정을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이번 드래프트에선 지난 시즌 리그 최종순위를 기준으로 한국도로공사 35%, IBK기업은행 30%, KGC인삼공사 20%, 흥국생명 9%, GS칼텍스 4%, 현대건설 2%의 확률을 받아 지명 순서를 추첨했다. 이번에도 지명 순서 후순위 구단이 1순위 추첨의 행운을 잡았다. 자동 추첨기에 단 4개만 들어있던 주황색 공이 가장 먼저 튀어나오면서 GS칼텍스가 1순위 지명 팀이 됐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흥국생명 현대건설이 그 뒤를 이었다.

제천여고의 세터 김지원(173.1㎝)이 1라운드 1순위에 지명되는 영광을 안았다. GS칼텍스에 지명된 김지원은 세트 플레이에 능하며 센터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세터로 알려져 있다. 어린 나이지만 힘 있는 백토스도 할 수 있는 선수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김지원은 “저를 믿고 지명해주신 GS칼텍스 팀에 감사드리고, 믿고 뽑아주신 만큼 팀에 보탬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세터가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건 염혜선(당시 현대건설) 한수진(GS칼텍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제천여고가 전체 1순위 선수를 배출한 건 최초다.

이어 이선우(남성여고)가 KGC인삼공사에, 최정민(한봄고)가 IBK기업은행에 1라운드 2~3순위로 지명됐다. 두 선수는 각각 184㎝·179㎝의 레프트 자원으로 비교적 장신이라 상위권 지명이 예상됐었다. 이선우는 공격력 뿐 아니라 리시브 능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됐고, 최정민은 높은 타점과 파워가 장점으로 꼽혀 상위권 지명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이어진 1라운드 추첨에선 제천여고 레프트 김정아가 한국도로공사에, 선명여고 세터 박혜진이 흥국생명에, 선명여고 리베로 한미르가 현대건설에 지명돼 프로 선수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2라운드에 지명된 뒤 울먹이며 소감을 밝히는 중앙여고 오세연(왼쪽)의 모습. 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역대 급으로 선수층이 얇다는 평가를 반영하듯 2라운드부터는 구단들의 ‘지명 패스’가 이어졌다. 2라운드에선 김수빈(강릉여고·IBK기업은행) 서유경(대전용산고·KGC인삼공사) 오세연(중앙여고·GS칼텍스)만이 선택됐다. 감독들의 한 마디에 선수 생명이 결정되는 선수들은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세연은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지명을 받곤 “오 눈물나”란 탄성을 지르며 울먹였다. 사회자가 “많이 좋죠?”라고 묻자 “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하기도 했다.

3라운드에선 정효진(일신여상·한국도로공사) 양시연(남성여고·현대건설)이, 마지막 수련선수 지명에선 현무린(세화여고·흥국생명) 박지우(한봄고·현대건설)가 프로 무대의 막차를 탔다. 이로써 올 시즌 신인 선수는 총 13명으로, 2018-2019시즌 19명, 2019-2020시즌 17명보다 규모가 크게 줄었다.

신인 선수들은 15일 이내에 구단과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후 선수 등록을 마치면 프로 선수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선수들은 다음달 17일 차기 시즌 V-리그 개막을 앞둔 바로 전날 지명된 구단에 합류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