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목 관아를 시민공원으로”

입력 2020-09-22 14:57 수정 2020-09-22 15:12
제주시 삼도2동 43-40번지 일대에 1만9533㎡ 규모로 지정된 사적 제380호 제주목 관아 전경. 제주도 제공

제주 원도심 주민들이 국가 사적인 제주목 관아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서울 고궁처럼 야간에도 개방해 줄 것을 제주도의회에 청원했다. 문화재를 ‘문닫고 보호만 하기’보다 주민과 관광객이 자주 찾는 명소로 활용하며 일상 속에서 역사성을 더 알려나가자는 취지다.

제주목 관아가 자리한 제주시 삼도2동 주민 등으로 구성된 ‘원도심 활성화 시민협의체’는 이달초 제주도의회에 ‘제주목 관아 시민공원 개방 촉구 청원’을 접수했다.

주민들은 제주목 관아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 재생사업이 올해 마무리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제주시 원도심 주변은 정주 여건, 인구 유입, 주변 상가의 경제적 활성화 측면에서 나아진 모습을 체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제주 원도심을 상징하는 보물(제322호) 관덕정과 사적지(제380호)인 제주 목관아 문화재 지구로 인해 재산권이 제약되고 폐쇄된 직영 관광지 운영 방식으로 관람객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시민협의체는 주간에만 개방하는 목관아 현행 운영 방식에 문제를 지적하고 개방형 시민공원 조성, 야간 개장을 통한 원도심 야간 명소화, 문화지구 적극 활용 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지난 21일 제387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제주목 관아 시민공원 개방 촉구 청원’에 대한 의견서를 채택해 제주도지사에 이송했다.

도의회 문광위는 의견서에 “충분한 문화재 보호 장치 속에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관아 활용 방안이 모색되도록 제주도가 문화재청과 적극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의원들은 “서울 덕수궁이나 창덕궁도 야간에 개방한다. 더 철저히 관리를 하면 된다”며 “무조건적인 보전보다 문화재와 주민 간 상생 방안을 찾고 많은 이들에게 역사적 장소를 알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주도에 주문했다.

제주목 관아는 조선시대 제주도 행정중심지이던 관아 터다. 1990년대까지 번성했던 제주시 원도심 일대는 제주 동문시장과 칠성로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유동인구가 급감했다. 현재 목 관아 1만9533㎡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