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출산율 30% 떨어진 中신장자치구… ‘불임 강요’ 사실인가

입력 2020-09-22 12:17 수정 2020-09-22 14:41
중국 본토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2018년 인구 10만명당 불임 시술 건수 추이. 중국 전체로는 감소 추세지만 신장 지역은 눈에 띄게 늘었다. CNN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소수민족의 인구를 제한하기 위해 신장위구르 지역 여성들에게 불임 시술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 실제 이 지역의 출산율이 1년 사이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자치구는 미국 CNN방송에 보낸 서한에서 2018년 신생아 수가 전년 대비 12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CNN은 이 서한을 근거로 “신장 지역의 출산율이 1년만에 3분의 1 가까이 감소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7월 중국 인권 전문가인 아드리아 젠츠 박사의 보고서를 인용해 위구르족 여성들이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수 민족 여성들의 인터뷰가 실린 이 보고서에는 자궁 내 피임장치(IUD) 시술을 받도록 강요받은 사례, 임신중절을 거부하면 수용소에 억류된다는 위협을 받은 사례 등이 담겼다. 산아제한 정책 위반 혐의로 관공서에 벌금을 내러갔다가 불임 시술을 강요받았다는 증언도 들어 있었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는 불임 시술을 받은 위구르족 여성이 2016년 인구 10만명당 50명 미만에서 2018년 250명으로 급증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중국 전체 평균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많은 수치다.

보고서는 “중국이 위구르족 여성의 출산을 막기 위해 불임 시술을 강요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당시 CNN은 중국 정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최근 그 답신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장 당국은 출산율 하락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전국적인 가족계획 정책의 시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6년부터 두 자녀 정책을 시행했는데, 위구르족도 정책의 영향을 받아 출산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 중국 내 소수민족들은 정부 정책과 별개로 3명, 혹은 그 이상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젠츠 박사는 정책에 따른 출산율 변화는 최소 수년에 걸쳐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균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불임 수술을 원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