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냉장온도 유지 등 운송·관리 부적절 사례가 신고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물량 접종을 중단하고 2주간 품질검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증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해당 물량을 폐기해야 할 경우 올해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문제가 제기된 백신은 13~18세 대상으로 한 물량이다. 당국은 10월 13일부터 시작될 62세 이상 어르신 접종은 최대한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플루엔자 조달계약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백신의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한 사례가 신고돼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품질이 확인될 때까지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제가 제기된 백신 물량은 약 500만 도즈다. 정 청장은 “오늘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대상자용 물량이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접종이 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22일부터 13~18세 대상 국가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지난 8일부터는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접종을 받았다.
정 청장은 “질병관리청은 해당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고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는 품질을 검증한 후에 순차적으로 백신접종을 할 계획”이라며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백신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제기된 백신 물량의 폐기 여부에 대해선 “유통과정 조사와 품질시험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며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 사(死)백신은 온도에 덜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 의견과 품질검사를 진행해 판단을 엄밀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안전성 검증에 약 2주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청장은 “62세 이상 고령자는 10월부터 접종이 진행될 예정인데 저희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예방접종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62세 이상 접종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나 연말까지 그렇게 지연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코로나19와 독감 동시유행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자를 대폭 확대해 왔다. 올해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900만명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