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전체를 가리는 투명막인 페이스실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페이스실드는 타인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발생한 비말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지만 착용자의 비말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페이스실드보다는 마스크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이화학연구소와 고베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사용해 페이스실드와 부직포 마스크 착용 시 착용자의 비말이 어떻게 퍼지는지 비교·분석한 결과를 지난달 말 공개했다.
실험 결과, 부직포 마스크는 5㎛ 이하의 에어로졸은 약 30% 유출됐으나 50㎛ 이상의 비말은 거의 모두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반면 페이스실드의 경우 5㎛ 이하의 에어로졸은 거의 100%가 새어나왔고 50㎛ 이상의 비말도 절반가량이 유출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비말 유출 방지 효과를 놓고 보면 부직포 마스크 쪽이 탁월하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 연구팀도 이달 초 유사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페이스실드와 마스크를 각각 착용했을 때 비말이 어떤 경로로 퍼지는지를 시각화했다.
페이스실드는 입에서 나온 비말이 전방 방향으로 확산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왼쪽과 오른쪽, 아래쪽의 빈틈에서 비말이 점점 새어나와 10초쯤 뒤 반경 약 1m로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페이스실드를 마스크 대신 사용할 경우 코로나19 방역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페이스실드가 착용자의 눈을 통한 감염은 예방한다고 보고 있지만 주변 사람에게 비말을 전파하지 못하게 막는 효과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CDC 역시 페이스실드가 마스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오사카 의사회도 지난 6월 페이스실드는 타인의 비말이 착용자의 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위한 목적일 뿐, 착용자의 비말이 상대방에게 튀는 것까지는 막지 못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사카 의사회는 이와 함께 페이스실드의 플라스틱 단면에 의해 상처를 입을 가능성, 시야 방해에 따른 사고 가능성 등도 제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