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농산물 값 급등···생산자물가 3개월 연속 상승

입력 2020-09-22 09:33 수정 2020-09-22 10:10

올해 여름 ‘역대급’으로 길었던 장마와 태풍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 부진으로 하락했던 국제유가도 반등하면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22일 8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3.19로 전월(102.71) 대비 0.5% 올랐다. 지난 6월 102.48을 기록한 이후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약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된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석 달 연속 하락했었다. 이후 5월에 보합을 기록한 뒤 지난 6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농림수산품 물가는 7월보다 6.1% 상승했다. 긴 장마의 여파로 농산품이 16.0% 급등한 탓이다. 배추는 80.9%, 호박은 172.6%, 사과는 22.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축산물과 수산물 물가는 각각 2.3%, 3.0% 하락했다.

강환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태풍과 장마 영향은 농산물에 집중됐다. 축산물 가격은 집중호우에 따른 돼지고기 수요 부진 등으로 하락했고, 수산물 가격 하락은 외식 수요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비스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인 107.18을 기록했다. 주가 강세로 금융 및 보험업 물가(1.3%)가 오르고, 여름 성수기 요금제로 음식점 및 숙박 물가(0.4%)가 오른 영향이다.

8월 공산품 물가는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0.8%), 제1차 금속제품(1.6%) 등을 중심으로 0.2% 상승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