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포함 2분기 주거비, 사상 첫 40조 돌파

입력 2020-09-22 09:28 수정 2020-09-22 10:06

올해 2분기(4∼6월) 전월세 등 임대료를 포함한 가계 주거 관련 지출이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1970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가계의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최종소비지출 총액(명목)은 40조393억원으로 집계됐다.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자가 주택에 대한 귀속임대료(자가 소유 부동산에 소유자 스스로가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간주해 산출)와 전월세, 수도요금, 전기요금, 관리비 등 주거 비용을 말한다.

이 비용이 40조원을 넘어선 것은 1970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낸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39조1455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조8016억원으로 1%가량 줄었다가 2분기 다시 3.2% 올랐다.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그간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며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임대료가 통계에서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월세가 상승했고 임대료 산정 기준인 주거 면적 자체도 계속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3분기 가계 주거 관련 지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집세는 0.3% 올랐다. 전세와 월세 모두 각각 0.4%, 0.2% 증가했다. 전세는 지난해 3월(0.5%) 이후, 월세는 2017년 2월(0.3%)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정부의 6·17 부동산 정책에 이은 7·10 대책과 8·4 공급정책이 잇따라 나왔고, 계약 기간 2+2년에 인상률 5% 제한을 골자로 하는 새 임대차 3법도 7월 31일부터 시행됐다. 특히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신규 계약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올려 받는 추세가 이어지며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한은은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장기간 추세적으로 상승해왔다. 3분기에도 가계의 주거 관련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