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어쩌나…니콜라 19% 폭락에 손실만 340억원

입력 2020-09-22 08:50 수정 2020-09-22 09:50

사기 논란이 불거진 미국의 수소차 업체 니콜라의 주가가 하루 만에 20% 가까이 떨어졌다. 창업자 겸 회장인 니콜라 트레버 밀턴이 물러난 여파가 주가에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니콜라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해외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하루 만에 30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니콜라는 21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9.3% 하락한 27.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지난 20일 밀턴이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히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밀턴은 수소 트럭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며 2014년 니콜라를 창업해 시가총액 30조원 규모 성장시켰다. 하지만 최근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입지가 작아졌다. 지난 10일 금융분석업체 겸 공매도 투자기관인 힌덴버그리서치는 니콜라가 사기업체라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니콜라가 2018년 공개한 고속도로 주행 영상에서 트럭을 언덕 꼭대기로 견인했다가 굴렸고, 소연료전지 등 자체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니콜라는 애초 영상 속 트럭이 자체 추진력을 갖고 있다고 홍보한 적이 없으며 당시 투자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 증권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니콜라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미 법무부도 사기 여부를 조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니콜라의 주가는 출렁이기 시작했다.

이날 니콜라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니콜라의 폭락으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니콜라 주식 가치가 이날 하루 동안 약 339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니콜라 주가가 지난 6월 초 79달러까지 올랐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손실액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니콜라 폭락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뉴욕증시도 이날 하락세를 보였다. 니콜라가 포함된 나스닥지수는 14.48포인트(0.13%) 내린 1만778.80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