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태릉골프장에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멸종위기종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서울환경운동연합과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생태연구실(조사총괄 한봉호 교수), 생태보전시민모임, 정의당 노원구위원회와 공동으로 태릉골프장 환경생태 조사를 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들은 태릉골프장에서 야생조류 출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18종 178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서울시 보호종인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박새, 꾀꼬리 등이 발견됐다. 태릉골프장 일대 녹지 지역에서 서식이 확인된 법정 보호종은 원앙, 솔부엉이, 맹꽁이, 하늘다람쥐 등이다.
태릉골프장의 전체 면적은 74만㎡로 올림픽공원(약 145만㎡)의 절반, 여의도공원(약 23만㎡)의 3.2배, 서울숲(약 43만㎡)의 1.7배에 달한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보전해야 하는 비오톱 1등급 지역도 전체 면적 중 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오톱은 특정한 식물과 동물이 하나의 생활공동체를 이뤄 지표상에서 다른 곳과 명확히 구분되는 생물서식지를 말한다.
태릉골프장에는 보호 가치가 높은 대경목 소나무숲이 11만㎡의 면적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나무 수령은 85~200년에 달했다.
이 의원은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인구 밀도가 높고 주택수요도 많으며 서울에서 아파트 주거 비율이 가장 높은 노원구에는 시민을 위한 공원녹지가 필요하다”며 “부지 대부분이 환경영향평가 2등급 이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태릉골프장은 시민을 위한 도시공원이나 녹지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