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과 청과물시장에 난 불로 점포와 상가 20개가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과물시장은 화재 안전등급 D등급, 전통시장은 B등급이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전통시장 1665곳 중 709곳(42.6%)이 C등급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시장 운영 상태와 시설 관리, 소방 환경 등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전통시장의 화재 위험등급을 분류한다. 21일 새벽 전통시장에서 시작돼 불이 옮겨붙은 청과물시장 화재 안전등급도 A~E등급 중 D등급으로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4시32분쯤 발생한 화재는 오전 10시30분까지 청량리 전통시장, 청과물시장에서 점포와 창고 20개를 태웠고, 이 중 7개는 전소됐다. 불은 전통시장 내 통닭집에서 발생해 인근 청과물시장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피해를 본 전통시장 점포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지만 구청에서 설치한 화재 알림장치가 작동해 상인들이 대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전통시장 내 화재 발생이나 가스누출 등을 감지하는 ‘화재가스감지센서’ 설치율은 85.5%였다. 경종, 방송 등으로 시장 내 화재 발생을 알리는 ‘자동 화재속보 설비’ 설치율은 54.6%, 화재 발생 시 소방관서로 신고가 접수되는 ‘화재 알림 시스템’ 설치율은 24.9%였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통시장 화재사고는 총 92건으로 인명 피해는 20명 부상, 재산 피해액은 1279억5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전통시장은 낡은 건물이 밀집돼 있고 화재 진압이 어려운 구조여서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화재 안전등급이 낮고 설비가 마련되지 않은 시장이 많은 만큼 소방점검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시장 자체적으로도 화재 예방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소방청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