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뿐 아니라 사회적인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우려됐던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코로나 블루)’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비대면 알바채용 바로면접 알바콜이 지난 4월과 6월 그리고 이달까지 3회에 걸쳐 ‘코로나 우울 추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21일 이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블루 경험 비율’이 지난 4월에는 54.7%였으나 6월 조사에서는 69.2%, 9월 조사에서는 71.6%로 증가했다. 4월 대비 16.9% 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우울감의 정도를 0점부터 100점까지 10점 단위 척도로 ‘매우 그렇다’는 100점, ‘전혀 그렇지 않다’는 0점 사이에서 선택했을 때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던 지난 4월의 우울감 수치는 49.1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됐던 지난 6월 조사에서는 53.3점,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시작돼 다시 전국적으로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된 이달 조사된 우울감 수치는 67.2점으로 조사됐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코로나 블루가 심해지는 느낌을 받으셨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은 지난 6월 89.6%, 이달에는 90.4%로 높아졌다.
우울감의 강도는 코로나19 확산 정도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강도와 직접 연관되지는 않은 셈이다. 그보다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채 언제 어떻게 또 나빠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길어지는 장기화 추세가 우울감을 심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우울감의 원인과 증상도 달라졌다.
4월 조사에서 우울 증상 1위에는 ‘외출 자제로 인한 답답함 및 지루함’(22.9%)이 꼽혔던 반면 6월에는 ‘일자리 감소·채용 중단 등으로 인한 불안감’(16.5%) ‘줄어드는 소득으로 인한 우울감’(13.9%)이 1, 2위에 꼽혔다.
이달 조사에서는 ‘무기력함’(16.2%) ‘사회적 관계 결여에서 오는 우울함·고립감’(14.5%)이 상위에 올랐다.
인크루트는 “장기화에 따라 무기력함 및 우울증도 심해지고 있어 전염 방지는 물론 국민 심리 방역에도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