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공연제작사 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 대표 김수로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공연예술계의 고충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진학 스테이지원 대표, 김수로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여러 분야가 코로나19 때문에 말할 수 없이 위축됐고 공연예술계도 큰 고통을 받는 곳”이라며 “고통스러운 과도기를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얘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를 이끌고 있는 김수로는 “살면서 이렇게 ‘멘붕’(멘털 붕괴의 준말·정신이 무너졌다는 뜻)이 오기 쉽지 않은데”라면서 “공연하는 사람들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싶을 정도로 괴롭다”고 털어놨다.
김수로는 공연 취소로 인한 대관료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을 취소해도 100% (대관비를) 다 내게 돼 있다”며 “우리가 호텔을 가든 비행기를 타든, 안 가고 안 타도 100%를 내는 곳은 없다. 그런데 쓰지도 않은 대관료를 100% 물어내라는 것은 대단히 불합리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태 파악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지혜 연극열전 대표는 “공연계가 고통받은 부분이 거리두기”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거리두기가 맹목적으로 중요한 것인지, 효과와 목적이 중요한 것인지, 후자라면 정확하게 이런 환경에서 이렇게 하면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인지 의사소통이 필요한 단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얘기했다.
공연문화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이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현장을 좀 더 부지런히 다녀야 하겠구나 싶다”며 “예산이 정해지면 그것에 맞는 데만 지원해 융통성 없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침 오늘 청와대, 정부, 민주당 간부 10명이 모이는 당정청 회의가 있으니 여러분께 들은 말씀을 정부나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