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신임 총리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을 통해 미일 관계를 유지·강화하자는 뜻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 NHK 등은 스가 총리가 세계 정상과의 외교를 시작했다며 이날 오후 7시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전화통화에 이어 오후 9시30분쯤 트럼프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통화를 마친 뒤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미일 동맹 강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미일 동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며 이에 자신은 “미일 동맹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기반”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24시간 언제라도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해 달라”고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계기로 각국 정상과 전화 회담을 통해 협력을 심화해 나가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가 총리가 이날 오후 10시9분쯤 취재진을 만난 점으로 미루어 전화 회담은 짧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전화 회담 성사 가능성도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관저 소식통을 인용해 “(스가 총리는) 중국과 달리 한국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이라며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스가 총리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작되는 75회 유엔총회 일반 토론 연설을 통해 첫 정상외교 무대에 오른다. 스가 총리는 화상 회의 형태로 열리는 유엔 총회에 보낼 약 10분 분량의 비디오 연설을 지난 19일 녹화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 영상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등을 언급했다. 스가 총리의 첫 유엔 연설은 한국시간으로 26일에 공개된다.
일본 정부는 내달 도쿄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담이 성사되면 스가 총리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을 직접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