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5연승을 질주하며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한 걸음을 더 다가갔다. 선발 등판한 쿠바 출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는 올 시즌 14승(7패)을 수확, KT 투수 사상 한 시즌 최다승을 경신했다.
KT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가진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원정경기를 10대 2로 승리했다. 지난 16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2차전을 11대 6으로 승리한 뒤 두산 베어스와 홈 2연전, SK와 원정 2연전을 연달아 스윕하고 5연승을 질주했다.
준플레이오프권까지 올라온 제10구단
올 시즌 111경기를 소화해 앞으로 33경기를 남긴 KT의 중간 전적은 63승 47패 1무(승률 0.573)다. 공동 랭커였던 LG 트윈스(62승 48패 3무·승률 0.564)를 밀어내고 단독 3위에 올랐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는 순위다. 4~5위는 가을야구의 첫 단계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펼쳐야 준플레이오프로 넘어갈 수 있다. KT는 2015년 제10구단으로 KBO리그에 합류한 뒤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LG는 같은 날 ‘잠실 더비’에서 두산 베어스에 5대 6으로 역전패해 단독 4위로 밀렸다. KT와 1경기 차이다. 30경기가량을 남긴 시점에서 언제든 추월할 수 있는 간격이지만, 2경기를 덜 소화하고 승률에서 앞서 당장 유리한 쪽은 KT다. LG의 아래에는 지난해 KBO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 두산(59승 49패 4무·승률 0.546)이 5위에 있다.
쉴 틈 없는 상위 타선, 에이스는 최다승
KT는 가을 들어 타선과 마운드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타선의 중심은 단연 홈런(37개)과 타점(104점) 부문 선두 멜 로하스 주니어다. 로하스는 테이블세터에서 클린업 트리오로 이어지는 3번 타순에서 KT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로하스의 타율은 0.345로 리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이기도 하다.
로하스의 앞뒤에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모두 가진 2번 타자 황재균, 출루율이 높고 홈런(18개) 치면서 타율 3할대(0.318)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4번 타자 강백호가 있다. 상대팀 투수는 KT 상위 타선에서 쉴 틈이 없다.
여기에 강력한 에이스가 타선의 화력을 부채질한다. KT 에이스 데스파이네는 이날 6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4승을 수확했다. 14승은 KT의 앞선 다섯 시즌 간 어느 투수도 도달하지 못한 성적이다. 윌리엄 쿠에바스의 지난해 13승(10패)이 앞선 KT 투수의 최고 승수였다. 쿠에바스도 올 시즌 8승(6패)을 쌓아 KT의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KT 5연승, SK 4연패
데스파이네는 그나마 하나의 실점도 비자책점으로 허용했다. 2-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1·3루에서 3루수 황재균이 SK 타자 김강민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틈탄 3루 주자 제이미 로맥이 홈을 밟아 만회점을 빼앗겼다.
하지만 황재균이 미안할 일은 없다. 앞선 1회초 홈을 파고든 득점으로 데스파이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KT는 1회초 무사 2·3루에서 로하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이어진 무사 3루에서 강백호의 1루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질주한 3루 주자 황재균의 득점으로 2점을 먼저 뽑고 기선을 제압했다.
KT 8번 타자 조용호는 7회초 2사 2루에서 사실상 결승타가 된 2루 적시타로 점수를 3-1까지 벌렸다. KT는 8~9회에 7점을 뽑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는 8회말 1사 2루에서 박성한의 적시타로 1점을 쫓아갔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를 추격하기에 힘이 부족했다. 4연패를 당해 40승 고지를 향한 도약의 기회를 놓쳤다. 중간 전적 38승 75패 1무로 변함없는 9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