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의암호 사고 희생자, 합동 영결식 엄수

입력 2020-09-20 13:35 수정 2020-09-20 14:47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기간제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20일 오전 춘천시청 호반광장에서 ‘춘천시장(葬)’으로 엄수됐다. 동료직원들이 이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다. 춘천시 제공

“아버지의 평생에 걸친 희생과 헌신의 삶이 천국에선 복이 되어 빛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를 만나 영광이었고, 저희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로 숨진 기간제 근로자 이모(68)씨와 황모(57)씨, 실종된 권모(57)씨의 합동 영결식이 20일 오전 춘천시청 호반광장에서 ‘춘천시장(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묵념과 약력 보고, 조사, 추도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에 참석한 유족과 동료 직원들은 그들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료직원은 고별사에서 “우리가 기간제 근로자로서 하는 일은 단순할지 몰라도 모두가 책임감과 사명감, 자부심을 갖고 임했다”며 “폭우와 커다란 댐 수문 앞에서도 목숨을 걸고 동료를 구하기 위해 의연히 돌진했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실종자 권씨 가족은 “마지막까지 보여주셨던 숭고하고 귀한 희생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더욱 반듯하게 자라겠다”며 “아버지의 평생에 걸친 희생과 헌신의 삶이, 천국에선 복이 되어 빛나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춘천시는 의암호 선박사고 위로금 지원 조례를 제정해 별도의 예우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기간제 근로자들의 근무여건도 개선할 방침이다. 사고 이후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구조자 2명에 대해서도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조사에서 “기간제 근로자들의 희생이 희생에 그치지 않고 시민 안전망을 새롭게 하고 또 다른 분들의 일터를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며 ”수상안전과 관련된 분야를 꼼꼼하게 살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기간제 근로자분들의 근무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고는 지난달 6일 오전 11시30분쯤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에서 발생했다.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민간업체 고무보트와 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경찰과 시청공무원, 기간제 근로자 등 6명이 실종돼 이 중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마지막 남은 실종자인 기간제 근로자 권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