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자신 찌른 아버지, “컵에 맞았다”고 감싼 의붓딸

입력 2020-09-20 09:23 수정 2020-09-20 10:49
국민일보 DB

아내와 의붓딸을 흉기로 찌른 40대 남성이 살인미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붓딸은 “컵으로 맞았다”며 가해자를 감쌌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는 아내와 의붓딸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40대 조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조씨는 지난 3월 7일 서울 구로구 자택에서 아내와 의붓딸에게 흉기를 휘둘러 두 사람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직후 의붓딸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법정에 출석해서는 컵으로만 맞았고 흉기에 찔리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앞서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조씨를 감쌌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당일 조씨의 아내를 치료한 의사가 ‘흉기에 의한 상처’가 있었다고 진술한 점, 조씨가 사용한 흉기에서 혈흔이 나온 점 등을 들어 피해자들이 흉기에 찔렸다고 판단했다.

의붓딸이 흉기에 찔리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어머니 요청에 따라 사실을 축소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위험하고 피해자들을 흉기로 찌른 것이 명백함에도 이를 부인하고 있으며 진정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조씨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홍근 객원기자